불면증

2016. 2. 4. 02:36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어두운 세상 그 속에.
나를 괴롭히려는듯, 생각들이 튀어나와 내 세상을, 나만의 세상을 어지럽힌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그 공간을 침범하고, 어지럽히고, 방해하는 생각들이 야속해서.
꼬리를 물듯 이어지는 그것들이 얄미워서.

나는 오늘도 울분을 삭히지 못한채 밤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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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무스 루핀

[해리포터] 2016. 2. 3. 23:16
2016.01.28
트위터에 풀었던 내 안의 리무스 루핀.



1. 학창시절의 리무스하면 꼭 떠오르는 이미지는 화이트 셔츠 위에 베이지색의 조금 헐렁한 니트랑 밀빛의 단정했던, 조금 뜬 머리. 그리고 대각선으로 비춰오는 노란 햇살이랑 주변을 부유하고 있는 옅은 먼지들.

2. 슬며시 웃고있는 얼굴은 뭔가 지쳐보인다거나 어른스러워 보이듯이 마냥 밝지 않고, 조금 두께 있는 검붉은색과 암청색의 책 두권을 안 듯이, 또는 옆구리에 끼워 들고있는 모습. 바지는 검정색이 아닌 매우 짙어서 검정색처럼 보이는 고동색이랄까. 햇빛 덕분에 고동빛이 보이겠지.

3. 소매는 왠지 길어서 손등 조금 덮을 것 같다. 나중에까지 입으려고 크게 산 것 같이. 대신 바지는 딱 핏 맞게 입을듯. 여름에 발목 드러나게 입어서 암갈색 단화 위로 하얀 발목이랑 복사뼈…………(무심코 사심등장

4. 얇고 긴 그 손가락으로 유려하게 뻗은 지팡이를 매번 군더더기 없이 휘두르겠지.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입술 끝이 올라가있어서 웃는 상이라던가 무표정이 은은하게 웃는 얼굴이었음 좋겠다.

5. 머리가 아프면 손 끝으로 관자놀이를 누르거나 미간을 엄지와 검지로 꾸욱꾸욱 한다거나… 그런 습관…. 무의식 중에 드러나는 처연함이 있어서 오후 햇살 아래 서있는 모습이 홀연히 사라져버릴 것만 같이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느낌이었으면….

6. 흐릿하면서도 은은, 포근하면서도 따뜻.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갈색 계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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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28 악몽

2016. 1. 29. 14:07

*이 글은 트위터에 올린 것을 다듬어서 옮긴 것입니다.
*트윗마다 숫자를 붙여 시작하겠습니다.
*창작이 아니라 진짜 꿈 꾼거…






1.
 아 맞아 어제 아파서 학교 안가고 잠자다 꿈꿨는데 악몽인 듯.


2.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반 애들끼리 담력시험 같은 걸 하는거 같았음. 꽤 숫자가 많았는데 밤인진 모르겠고 엄-청 어두운 학교에서 각 층 몇몇 교실마다 `가오나시`나 귀신, 이상한 괴물들로 분장한 아이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세명이서 학교를 돌아다녔음.


3. 
 세 명 중 두 명은 애들이 배치된 위치로 한 명을 끌고다니는 역할이었는데, 난 이 셋 중 하나가 되거나 분장한 역할이 되거나 3인칭이 되거나 왔다갔다했음. 꿈은 세명이 학교로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됬는데 학교가 진짜 한 밤중에 들어간 듯이 매우 깜깜했다.

4.
 (난 학교에서 하는 입시미술때문에 매번 어두울 때 하교하는데, 수위아저씨가 대부분 층의 불을 끄고있어서 학교가 앞이 안보일 정도로 어둡다.) 근데 그 이상으로 어두웠음. 왜냐면 불을 다 껐으니까. 드문드문 보이는 빛들은 밖에 있는 주황색 가로등불이었던 것 같음.


5.
 암튼 그렇게 들어가는데 첫번째 교실문 열자마자 가오나시긴 튀어나와서 가슴이 선덕선덕…. 넘나 리얼했다…. 근데 애들이 웃지도않아…. 놀라서 문에서 떨어지니까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가만히 쳐다보더라. 너무 무서웠음. 난 이때 안내자 두 명 중 한 명이었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음.


6.
 첫 트윗(1)에 쓴 건 꿈을 겪으면서 알게된 거 였고, 이땐 내가 꿈에 막 들어온 시기라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상태였음. 나머지 안내자가 놀란 애 옆에서 킬킬댔는데 가오나시는 여전히 가만히 서있었음.


7.
 근데 분장치고 너무 크고 가면도 가짜티가 안 나고, 담력시험은 재미로 하는거였는데 웃음소리도 안내고 가만-히 있는게 좀 소름끼쳐서 다른 반으로 감. 뒤돌아보니까 계속 우리 쳐다보더라. 진짜 무서웠음. 그렇게 여러 반을 돌아다니면서 가오나시랑 처녀귀신이랑 `헝거게임 더 파이널`에 나오는 입만 있는 허연괴물이랑 뭔가 많이 마주쳤는데 이상하게 애들이 교실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웃지도 않아.


8.
 컨셉 치고는 분장도 엄청 리얼했는데 중간중간 교실에 두 명씩 있는 곳은 진짜 친구들이어서 역시 분장인가…, 싶었음. 암튼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3층 쯤에서 뭔가 엄청난 일이 있었던거 같음…. 하지만 내 기억은 지워진 듯 없었다.


9.
 분명한 건 엄청 무서웠고, 소름끼쳤고, 괴물들이 우릴 덮쳤다는 것. 몇몇 애들은 죽거나 다치거나 했다는 것. 그리고 괴물들은 홀연히 사라진 것. 난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지만 이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10.
 그로부터 몇 일이든 몇주든 지난 날이었다. 난 음대생 중 한 명이었고 우리는 연주 연습을 한다고 어느 건물의 옥상으로 향했다. 난 별로 탐탁치 않았는데 성악이라던가 그쪽이라 혼자 노래부르는 역할이 된게 부끄러워 싫어했던것 같다.


11.
 난 정말 담력시험의 시작 부분과 비어진 기억, 사라지거나 입원한 아이들…정도만 알고 있는 상태였고, 그 사건으로부터 시간이 지나서 잊은 듯 살고있었다.

잊은 듯, 살고있었다.


12.
 옥상에 올라가니 파아란 하늘과 초록빛 바닥 위에 놓여있는 각종 악기들, 그리고 동기, 또는 선후배들이 있었다. 모두들 날 반갑게 맞아주었고 현실의 나를 반영하듯 잔정많은 난 싫어하던 기색을 버리고 푸스스 웃으며 그들 사이로 가 반갑게 인사했다. 그러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 시야에 그때 담력시험을 했던 그 건물이 보였다.


13.
 밝은 곳에서 본 건물은 꽤나 낡아있었고, 벽돌조차 빛바랜건지 어두운 색이었다. 뭔가 으스스한 느낌이었다. 기억상으론 그 건물에서 수업을 하진 않았던 것 같았다. 잠시 기분이 가라앉는가 싶어서 다시 고개를 돌렸는데 즐겁게 얘기하는 사람들 어깨너머로 갈색 곰돌이 인형이 보였다.


14.
 우리가 있는 건물은 다른 건물과 붙어있어서 한 쪽 난간과 다른 건물이 붙어 있었는데, 그 구석 난간 위에 낡고 너덜너덜한 암갈색의 곰돌이 인형이 올려져있었다. 상황에 맞지 않은 소품이었다. 나는 그 곰돌이를 보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끼치더니 드문드문 없어진 기억이 떠올랐고,


15.
 그 기억속에서 담력시험 건물 여기저기에 배치되있던 여러 크기의 저 곰돌이 인형이 기억나자마자 앞에 있던 남자선배의 어깨를 다급하게 잡고는 저 인형이 왜 여기에 있냐고 물었다. 내 몸과 목소리는 볼품없이 덜덜 떨렸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16.
 모두들 당황하여 날 바라보았다. 난 동시에 이 많은 사람들 모두가 저 인형의 존재를 나로써 깨달았다는걸 깨달았다. 사건을 알고있는 사람들은 나를 안정시키며 인형일 뿐이라고, 떨지말라고 달래주었고 간신히 안정한 나는 연습을 시작하자는 말에 악기들 앞에 서서 비어져있는 앞을 바라보았다.


17.
 내 시야엔 그 건물이, 그리고 그 건물로 들어가는 검은 형체가 보였다. 내가 노래를 시작하지않고 굳어서 서있으니 뒤에서 왜그러냐는 물음이 들려왔다. 대답없는 나에 아무런 불평없이 다시 일어난 이 착한 사람들은 나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18.
“어, 저거 가오나시 아니야?”
“한낮에 왠 가오나시?”
“헐 진짜?”
 우르르 난간에 매달려서 그것을 바라보니 정말 가오나시가 맞았다. 그것은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지 그저 앞만 보고 그 건물로 들어갔다. 그 입구는 우리가 담력시험때 이용한 입구였다.


19.
 모두 분장쯤으로 생각하겠지. 근데 난 아니야. 난 자동적으로 그 곰돌이 인형이 떠올랐고 또 다시 없어진 기억들이 떠올랐다. 내가 뒤를 돌아 난간에 있던 곰돌이를 바라보니 분명 누워있던 인형이 어느새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더라. 나는 소름이 끼쳤다.


20.
 그런 내 옆에서 모두가 웅성거리는게 들려왔다. “…저게 다 뭐야?” 나는 힘들게 곰돌이 인형에서 눈을 떼고 난간 밖 아래를 바라보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때 보았던 괴물들이, 분명 사라졌었던 그 괴물들이 우글대며 그 건물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21.
 그것들은 앞의 가오나시처럼 한 눈 팔지 않고 곧장 입구로 걸어들어갔다. 검고 하얀것들이 우글우글 몰려 들어가는게 매우 소름끼쳤다. 모두들 아무 말이 없었다. 공포를 느끼는 듯 했다. 그날의 일들을 아는걸까? 그 괴물들이 전부 들어가 길이 텅 비었을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


22.
“…봤어? 내가 본 거, 진짜야?” 
 모두들 아무 말이 없었다. 침묵 속에서 나는 퍼져가는 공포감을 느끼며 곰인형과 마주보고 있었다. 청명했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그 건물은 꾸물거리는 어둠에 감싸였다. 우리가 있던 건물도 검은것이 돌아다니더니 검은 연기를 품고 옥상 바닥까지 올라왔다.


23.
 나는 무섭다고 울고 패닉하고 떨고있는 사람들 틈에 주저앉아 무릎을 세워 두 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중얼거림과 동시에 꿈이 끝났다.

“…또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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