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무스 루핀

[해리포터] 2018. 8. 27. 07:00

 학창시절의 리무스하면 꼭 떠오르는 이미지는 화이트 셔츠 위에 베이지색의 조금 헐렁한 니트랑 밀빛의 단정했던, 조금 튼 머리. 그리고 대각선으로 비춰오는 노란 햇살이랑 주변을 부유하고 있는 옅은 먼지들.

 슬며시 웃고있는 얼굴은 뭔가 지쳐보인다거나 어른스러워 보이듯이 마냥 밝지 않고, 조금 두께있는 검붉은색과 암청색의 책 두권을 품에 안 듯이 들고있는 모습. 바지는 검정색이 아닌 매우 짙어서 검정색처럼 보이는 고동색이랄까. 햇빛이 내리면 고동빛으로 보이게. 소매는 왠지 길어서 손등 조금 덮을것같다. 나중에까지 입으려고 크게 산것같이. 대신 바지는 딱 핏하게 입을 듯.

 여름에 발목 드러나게 입어서 암갈색 단화 위로 하얀 발목이랑 복사뼈... 얇고 긴 그 손가락으로 유려하게 뻗은 지팡이를 매번 군더더기 없이 휘두르겠지.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입술 끝이 올라가있어서 웃는 상이라던가 무표정이 은은하게 웃는 얼굴이었음 좋겠다.

 머리가 아프면 손 끝으로 관자놀이를 누르거나 미간을 엄지와 검지로 꾸욱꾸욱 한다거나, 그런 습관... 무의식 중에 드러나는 처연함이 있어서 오후 햇살 아래 서있는 모습이 홀연히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이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느낌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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